든든한 행복

  • terran35OO
  • 2023.10.06 오후 9:13:11
분만병원 천안 앙즈로
 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시험관을 통해 어렵게 첫딸을 안아볼 수 있었습니다. 시험관을 다섯 차례 진행하면서 자궁외임신, 태아의 심정지로 두 번이나 수술대에 올랐습니다. 저보다 늦게 결혼한 지인들이 먼저 임신하고 출산하는 것을 보면서, 나한테만 왜 이렇게 어려운가 씁쓸할 때도 있었습니다.
  평소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큰소리쳤지만, 임신만은 제 예상과는 다른 영역의 문제였습니다. 어렵게 임신한 후에는 그간 몇 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안정기가 될 때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주 한 주 기다리며 보냈습니다. 뱃속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건강하게 잘 태어났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.
  드디어 출산일이 되어 10시간의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만났습니다. 모든 검사에서 아이가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아 그보다 더 기쁜 것은 없었습니다. 아이가 큰 꿈을 펼치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작은 결정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게 되는데, 먼 훗날 이 세상에 내가 없을 때 제대혈이 혹시 모를 내 아이의 큰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.
   육아를 하며 들려오는 이런저런 뉴스를 접할 때, 아이가 이 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이제 걱정보다는 아이를 위해서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! 다짐하게 됩니다.
  현재 육아휴직 중이어서 아이와 꿈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. 임신 기간 동안 산책했던 장소를 아이와 찾아 함께 걸을 때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합니다. 소박한 가정, 든든한 부모 밑에서 바른 아이로 자라주기를 바라며 오늘도 아이와 마주보며 미소를 지어봅니다.